이번에도 돌아왔습니다.

어김없이 이순간이 돌아옵니다.

복귀날 새벽. 이 시간에 저는 뻘글을 올리곤 했었습니다만. 이번에도 여지없이 이어집니다.

누가 군대는 배움의 장이라고 했었나요, 전 휴가나와서도 이래저래 배우고 갑니다.

무엇을 배웠느냐 하면.. 음. 어차피 세상은 다 똑같다는 거. 아둥바둥 살아봤자 뭐하나. 그래도..

세상이 살 가치가 없을지라도 인생은 한번 살아볼 가치가 있지 않겠느냐 하는 것 정도.

이래저래 정신적으로 내몰리는 올해였습니다만. 뭐. 나와서 정리 조금 하고 들어갑니다.

뭐랄까 그겁니다. 나 아직 안죽었다. 가끔 죽고싶긴 하겠지만. 안 죽을거다. 라는 거.


저란 인간은 정말로 삶에 대한 집착이 옅어서 말입니다. 그야, 누가 칼대고 으르렁거리면야 도망은 치겠지만.

진정한 적은 내부에 있다던가요. 저 역시 마찬가지라, 절 위협하는 모든 것들에 적대적이면서도 한편으로 저 스스로는 아주 무너지기 쉬운 재질입니다.

안쪽에서 천천히, 조금씩, 하지만 확실하게- 무너져 내려가는 느낌. 안 느껴본 사람은 모를 거라고 확신합니다. 으응, 느껴본 사람이 많을지도 모르겠지만요.

꽤 많이 무너지긴 했는데. 이게 복구될 거라고는 생각하지 않습니다. 복구될까? 아마 한번 무너진 것들은 저 스스로는 고치기 힘들 겁니다. 누구나 자기 상처는 돌보기 힘든 법이고, 치유되는 게 아니라 상처가 있다는 걸 망각해 가는 것이 아닐까 생각해봅니다. 뭐어, 보이지도 않는 거고. 잊어버리면 아프진 않겠죠.

군생활 다해가면서 무슨궁상이냐고 할 사람이 있을런지는 모르겠습니다만. 긍정적인 에너지 따위, 이미 다 써버린 지 오래입니다. 뭐랄까. 선인장도 이렇지는 않을텐데.

올해들어서 참 느낀게.. 사람 다 똑같다는 거. 믿을 놈 별로 없다는 거. 의지할 놈도.. 별로 없다는 거.

다 똑같은데 뭘 의지하고 살겠습니까. 그저 나 말고 다른사람 힘든거 보면서 위안으로 삼을 뿐인 곳이죠. 그러고서 의지하고있다고 착각하려나. 아마도, 나와서도 마찬가지가 아닐까. 그래도 다른 방식으로 위안을 얻으며 살아갈 방법이 있겠죠. 지금보다는 좀 더 기분좋은 방법으로.

이런 부정적인 생각 정말 싫긴 한데. 거기 휘둘리고있는 나 또한 있어서 어떻게해야할지 정말로 모르겠습니다. 복귀날이라고 뒤숭숭해서 이런글 쓰나보다 하실수도 있겠지만, 이게 최근 몇달의 정신상태입니다. 그냥 어쩌다 복귀날 쓰게된 것 뿐이죠. 뭐가 좋다고 이런 걸 평소에 쓰겠습니까. 마음이 동할떄나 쓰지.

뭐 어쨌든. 여기서도 나름의 대답을 찾아야하는 게 아닐까.. 그러고서 다시 털고 일어나서 걸어가겠죠. 예전에 그랬듯이, 그리고 앞으로도.

by Eljenaro | 2009/05/23 02:42 | 평소처럼..데굴 | 트랙백 | 덧글(3)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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Commented by 역설 at 2009/05/23 02:51
저번에 뵌 지 3년 흘렀네요. 다음에 뵐 날은 언제일까요.
Commented by M-Yuki at 2009/05/23 17:40
긍정적인 에너지고 뭐고 남이 넣어주는 거도 아니고
결국엔 옆에서 누가 도와주든 뭔 일이 생기든
결국엔 니 자신이 긍정적으로 해야한다는거엔
변함이 없지.

믿을 사람, 의지할 사람... 이거도 결국 니 자신이 만들어 나가는거고.
'다 똑같다. 아둥바둥 살아봤자 뭐하겠냐.'이래봤자 결국 남탓이지.

그런거 없다고 결론을 내버리고 혼자 끙끙거려봤자 너만 속상할 뿐이라는 게지.
솔직히, 니가 뭔가를 고민한다고 그걸 다 알아채고 얘기해주는 사람은 없다고 보는게 나을거다
의지고 뭐고 간에 이런 얘기 같이 나눌 사람부터 찾는게 나을 걸.
뭐 그러고 보면 이런 얘기 할 수 있는 사람이 결국 믿을만한, 의지할만한 사람이기도 하겠지만 말이지.

무엇보다도, 내가 너에게 있어서 의지할 수 있는 사람은 둘째치고, 이런 얘기를 들어주지도 못하는 사람이라는게 아쉽기도 하고 슬프기도 하다.
Commented by Eljenaro at 2009/05/30 13:41
형말이 맞아. 결국 뭘 하든 내가 일어서는 거고, 내가 만들어가는거지.
실상 내 환경이 변한 건 없어. 내가 그렇게 생각해버린거지. 정말로. 바뀐건 없는데. 내가 그렇게 생각해버린 것 뿐. 작년 12월과 아무것도 달라진 게 없는데. 생각은 이렇게 다르지.

으응, 근데 나 이런 얘기 얼굴맞대고 한 적은 한번도 없어. 그런 면에서 스스로 안타깝다고 하는 걸까. 어떻게 시작해야할지도 모르겠거든. 그래서 저런 글들을 주저리주저리 넷상에다가 쓰는걸지도 모르고. 난 불쌍한 사람일까?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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